이번 주 미국 증시는 은행과 기술주, 제약사의 실적 발표와 더불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표, 주택 착공 건수 등 핵심 경제 지표 발표에 따라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의 발언도 예정돼 있어 시장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오는 화요일, 미국의 대표 은행 JP모건체이스(JPM), 웰스파고(WFC), 씨티그룹(C), 모건스탠리(MS), 골드만삭스(GS)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연다. 이들 대형 은행은 1분기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줬지만, 잇따라 경기 불확실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실적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된 고금리 환경 속에서 순이자수익(Net Interest Income) 변화와 대손충당금 설정 추이를 주목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연준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무난히 통과하며 체력은 입증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도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기술주에서는 인공지능 수요에 힘입어 상반기 매출이 40% 급증한 TSMC(TSM)가 목요일 실적을 발표한다. 같은 날, 스트리밍 업계 대표주자인 넷플릭스(NFLX)도 실적을 공개한다. 넷플릭스는 1분기에 매출이 전년 대비 12%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광고 기반 요금제 등의 전략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는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제약·소비재 분야에서는 존슨앤드존슨(JNJ), 노바티스(NVS), 펩시코(PEP)와 같은 대형 기업의 실적 보고도 예정돼 있다. 특히 존슨앤드존슨은 금리와 병원 재개방 등에 따른 의료기기 수요 회복세를, 펩시코는 인플레이션 이후 소비자 수요 탄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주목된다.
한편,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화요일 발표된다. 직전 월에는 예상보다 낮은 2.4%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미중 무역 긴장 고조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 기조가 이어지며 수입물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이어 목요일 나올 6월 소매판매 지표는 고관세 시행 이전 수요 선반영 효과가 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서 5월에는 관세를 앞둔 ‘사재기 수요’가 줄며 판매가 감소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보여줄 주택착공 건수는 금요일 발표되며, 하루 전에는 주택건설업체 소비자 심리지수도 공개된다. 최근 낮은 주택 재고 수준과 고금리 모기지 부담 등으로 신규 건설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회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 예정된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줄 전망이다. 미셸 보우먼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이 연단에 설 예정이며, 시장은 이들의 발언에서 금리 인하 일정과 관련된 어떤 단서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주 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에서 소폭 밀리며 마감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랠리는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전 세계 경제지표와 정치 뉴스가 증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행보 역시 주가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주는 주요 경제 이벤트와 기업 실적이 맞물리며 미국 경제 전반의 체력과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