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강세를 이어가다 9월 17일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의 관세 우려와 고점 부담이 겹쳐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4.17% 하락한 33만 3천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주가는 장중 한때 전날 기록한 35만 4천원의 사상 최고가 대비 큰 폭으로 후퇴했고, 장 중반 이후 낙폭을 확대하며 저가권에서 마감을 지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부터 11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지만, 이번에 조정 국면에 들어선 셈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날 1.51% 하락한 7만 8천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장중 7만 9천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8만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결국 8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일시적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데다, 향후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은 이날부터 개막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 정책 등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단기간 동안 반도체 대형주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점도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을 출발하며 내놓은 관세 발언도 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보다 수익성이 높은 반도체에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해,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이에 따라 반도체 종목 전반에 매도 압력이 퍼지면서 하락세로 번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하락은 단기적인 과열에 대한 조정 성격으로 볼 수 있지만, 대외 요인 변화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향후 글로벌 정책 변화나 통상 갈등이 주가 흐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대중 무역정책과 금리 방향성에 따라 기술주 전반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