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무산된 여파로 사흘 만에 반등했다.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해지자 안전자산 선호가 살아났고,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7.5원 오른 1,476.0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환율은 11.0원 오른 1,479.5원에 출발한 뒤 장중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전날까지만 해도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에 기대를 걸며 환율을 1,460원대로 낮췄지만, 이란 측 불참으로 협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다.
이번 환율 반등은 지정학적 위험이 외환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준다. 전쟁이나 휴전 협상처럼 불확실성이 큰 사안이 생기면 투자자들은 통상 달러 같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란은 일방적인 휴전 연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갈등 완화 기대와 재충돌 우려를 함께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달러화 흐름도 장중 변동성을 키웠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9% 내린 98.279를 기록했다. 간밤에는 98.564까지 올랐다가 다시 소폭 밀렸다. 엔/달러 환율은 0.12% 내린 159.180엔이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7.25원으로 전날보다 2.94원 상승했다. 재정환율은 원화와 엔화의 상대 가치를 뜻하는데, 원화가 엔화보다 약해지면 이 수치가 오른다.
주식시장은 외환시장과는 다소 다른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29.46포인트(0.46%) 오른 6,417.93으로 마감해 하루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약 6천74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지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도 2.09포인트(0.18%) 오른 1,181.12로 거래를 마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중동 정세와 미국 달러 움직임, 그리고 국내 증시의 위험 선호가 서로 엇갈리며 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