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 기업 센티넬원(SentinelOne)이 지난 분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했지만, 예상보다 약한 실적 가이던스를 내놓으며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2% 넘게 하락했다. 견조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다.
센티넬원은 자사 회계연도 기준 2026년 1분기(4월 30일 종료)에 매출 2억2,9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센트로 전년 동기의 1센트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시장 예상치였던 2억2,834만 달러를 소폭 상회했으며, EPS는 애널리스트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었다.
이 같은 성장의 중심에는 고속 성장 중인 연간 반복 매출(ARR) 확대가 있었다. 분기 말 기준 총 ARR은 9억4,81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4% 증가했다. 특히 ARR 기준 연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대형 고객 수는 1,459명으로 전년 대비 22% 늘어, 고액 고객군에서의 확장세가 뚜렷했다.
기술 측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진전을 보였다. 4월에는 퍼플 AI 플랫폼의 최신 업데이트인 ‘아테나’를 출시하며 자동화된 보안 분석과 타사의 SIEM 연동 기능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공공 부문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중요한 인증인 FedRAMP High 등급을 핵심 솔루션 3개에 대해 획득하며 미국 연방 시장 진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센티넬원은 이번 분기를 RSA 컨퍼런스 2025에서의 기술 시연과 함께 마무리하며, AI 기반 보안과 하이퍼자동화 분야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다시금 강조했다. 톰 웨인가르텐(Tomer Weingarten)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를 통해 "Singularity 플랫폼에 대한 고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AI, 데이터, 클라우드, 엔드포인트의 전 영역에서 혁신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 쏠렸다. 센티넬원은 2분기 매출 전망치를 2억4,200만 달러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인 2억4,500만 달러에 못 미쳤고, 연간 가이던스 역시 9억9,600만~10억100만 달러로 기존 전망인 10억700만~10억1,200만 달러에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3월 실적 발표 당시의 자신감과 비교해 다소 보수적이다.
센티넬원 실적은 보안업체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라는 평가 속에서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예산 집행 지연에 따라 수익 가시성에 영향을 받고 있는 시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향후 몇 분기 동안 강력한 기술 역량이 실질적인 수익으로 얼마나 연결될 수 있을지가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