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인 ‘죽스(Zoox)’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서비스 운행에 본격 착수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운전대나 페달 등 기본적인 운전 장치조차 없는 자율주행차가 대중 서비스를 시작한 첫 사례다.
죽스는 9월 10일(현지시간)부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도심 일대를 중심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무료 시승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예약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지며, 주요 호텔과 공연장, 리조트 등 관광 중심지를 오가는 단거리 운행부터 시작된다. 일정 기간 시운전을 거친 뒤, 운행 범위와 탑승 가능 지역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죽스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은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기존 로보택시 다수가 일반 차량을 기반으로 개조해 최소한의 수동 조작 장치(예: 보조 운전대, 페달 등)를 장착한 반면, 죽스는 처음부터 완전 자율 주행을 목표로 설계된 차량이다. 내부에는 앞뒤 구분이 없는 특수 설계가 적용돼, 네 명의 승객이 서로 마주보고 앉을 수 있으며 차량은 양 방향으로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 개시는 성숙 단계에 접어든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상용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죽스를 비롯해 웨이모(구글 계열)와 테슬라 등 경쟁 업체들도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웨이모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피닉스 등에서 유료 로보택시를 운영하고 있으며, 테슬라는 최근 오스틴에서 ‘모델 Y’를 활용한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죽스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도 유사한 시승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유료 기반 서비스로 전환하는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번 발표로 인해 미국 내 자율주행 시장을 둘러싼 기술 경쟁과 규제 논의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도시 모빌리티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운전자 없는 차량이 누적 경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얼마나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대중교통과 택시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