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AI 플랫폼 트렌드를 집대성한 시밀러웹(SimilarWeb)의 최신 보고서가 기업 기술 책임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25년 5월 9일까지 최근 12주간의 글로벌 웹 트래픽 데이터를 분석해 생성형 AI 관련 도구들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개발용 AI 도구의 폭발적 성장세와 콘텐츠 생성 도구의 사용 피로감, 검색 및 교육 플랫폼까지 영향을 미친 AI의 파괴적 전환 양상을 뚜렷하게 부각시켰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업 내부에서 AI 도입을 주도하는 리더라면 시장에서 사용자들이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도구에 주목해야 한다. 챗GPT나 클로드, 딥시크, 그록 같은 플랫폼은 이미 일반 사용자와 직원들 사이에서 익숙한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기업이 이러한 사용성 강한 모델을 내재화하면 적응 기간을 단축하고 도입 조직의 저항을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 스택의 신뢰도와 활용 가치는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개발자 중심의 AI 코딩 도구가 IT 업무 인프라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해당 범주의 트래픽은 12주 만에 75%나 증가했다. 특히 ‘러버블’은 무려 1만7600% 폭등했고, ‘커서’ 또한 매월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 따라 오픈AI(OpenAI)가 커서 인수를 추진하고, 최근에는 경쟁 플랫폼인 ‘윈드서프’를 약 4,320억 원($3억) 규모에 인수합병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그록과 딥시크 같은 급격히 주목받은 AI 플랫폼은 순식간에 관심이 식은 사례로 분석된다. 그록은 올해 3월 일론 머스크와의 연관성 등을 바탕으로 트래픽이 천만% 넘게 급증했지만, 5월 초엔 5200% 넘게 하락했다. 딥시크 역시 1만7701% 성장 뒤 41% 감소를 경험했다. 보고서는 이를 통해 ‘바이럴 확산’이 장기 사용자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던진다.
한편 콘텐츠 생성용 AI 도구는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포화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카테고리 트래픽은 11% 줄었고, 워드튠(-35%), 재스퍼(-19%), 라이터(-23%) 등 주요 플랫폼은 하락세에 직면했다. 그 가운데 ‘오리지날리티닷에이아이’는 AI 생성 텍스트 탐지 기능을 강점으로 삼아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AI 이미지 제작 및 디자인 도구는 편차가 다른 분야보다 훨씬 컸다. 같은 기간 전체 사용량은 다소 하락했지만, 개별 플랫폼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겟이미지’는 1532% 성장했고 ‘아트브리더’는 100% 증가한 반면, ‘스테이블 디퓨전’과 ‘루카’는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사용자들이 차별화된 새로운 기능이나 미적 감각을 중시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는 전통 디지털 플랫폼의 수익 모델을 직접 흔들기 시작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랜스 마켓플레이스인 파이버와 업워크는 각각 17%와 19%의 트래픽 감소를 경험했다. 사람의 작업을 대신하는 AI 수단이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검색엔진은 더 심각하다. 야후는 12%, 빙은 14% 줄었으며, 교육 테크 기업인 체그와 코스히어로는 각각 62%와 68% 폭락하며 사실상 와해 위기에 다다랐다. 이는 기업들이 수익 다각화를 계획하거나 핵심 서비스를 재조정해야 할 시점이 도래했음을 암시한다.
이번 시밀러웹 보고서는 단순한 시장 동향을 넘어서 AI 도입 전략에서 실질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기업이 AI를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사용자 경험과 연결된 ‘비즈니스 전략’으로 접근해야 함을 여실히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