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오픈AI의 중동 진출에 제동을 걸려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암호화폐가 중요한 정책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머스크는 자신의 AI 기업 'xAI'가 제외된 것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오픈AI가 추진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의 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자신이 만든 xAI가 포함돼야 트럼프 행정부의 협력 가능성이 열릴 거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내용은 G42라는 UAE 측 AI 기업 인사들과의 통화에서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최근 UAE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G42와 손잡고 아부다비에 5GW 규모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AI와 암호화폐의 글로벌 인프라 확장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꼽히며, 완료 후에는 원전 5기 분량의 전력을 사용하는 거대한 클러스터가 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소식을 듣고 뒤늦게 일정에 합류해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참모진은 머스크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유지하기로 했으며, 오히려 머스크를 달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가 이 프로젝트에 반대 의사를 밝힌 데는 xAI의 데이터센터 유치를 노렸던 배경도 깔려 있다. 그는 과거 오픈AI의 공동 창업자였지만 이후 결별했고, 챗GPT 성공 이후 올트먼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xAI는 암호화폐 기술을 포함한 AI 생태계 확장을 역점에 두는 기업이다.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AI는 물론 암호화폐 기반 기술의 주도권을 둘러싼 힘겨루기로 보고 있다. 특히 백악관 내 AI·암호화폐 정책 총괄로 알려진 데이비드 색스가 거래 성사에 깊이 관여한 점에서, 미국의 향후 디지털 자산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오픈AI와 G42의 합작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중동이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