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도 채 걸리지 않는 시간 안에 미세한 조립 불량을 탐지할 수 있는 인공지능 검사 시스템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조립품의 품질 검사를 실시간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제조 현장의 자동화를 더욱 탁월하게 지원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 연구팀은 9월 1일,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센서캡과 이상 탐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결합한 ‘스마트 지그 품질 검사 시스템’을 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부품을 조립 지그(정확한 위치 고정을 위한 공정용 틀)에 고정하는 순간 접합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단차 불량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단차 불량이란 조립되는 부품 간 접촉면의 높이가 미세하게 어긋나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는 구조적 강도 저하와 결과물의 품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지그의 클램프(고정 장치)에 부착된 센서캡이다. 이 센서는 부품이 잡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압력 또는 형상 변화를 감지하고, 그 데이터를 AI가 분석하여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기존에는 품질 검사를 위해 약 12분가량 소요되던 작업을 연구팀은 2.79초로 대폭 단축했다. 또한 100만분의 1미터(1㎛) 수준의 초정밀 단차 문제까지 추적이 가능해졌으며, 검출된 불량은 히트맵(결함이 시각화된 지도) 형태로 표시되어, 작업자가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정상 제품의 데이터만으로도 AI를 학습시킬 수 있어, 생산 현장에서 불량 사례 축적이나 별도 라벨링 작업 없이도 곧바로 적용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8월 10일 제조 산업 분야의 국제 저널 ‘저널 오브 매뉴팩처링 시스템’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정 교수는 이번 기술이 로봇 기반 자동 조립이 활발한 모빌리티(자동차·전기차), 가전제품, 반도체,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검사 인력과 공정 시간을 줄이고 품질 신뢰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기반 품질 검사 시스템은 제조 현장의 무인화·자동화 흐름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로, 향후 스마트팩토리 보급 확대와 함께 더욱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산업계에서는 특히 품질 관리로 인한 손실 비용을 줄이는 실질적 대안으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