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안전한 활용을 주제로 한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 전 세계의 기업과 정책 관계자들은 오픈소스 기반 AI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9월 15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오픈소스 데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세계 95개국, 148개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참여한 ‘제47차 글로벌프라이버시총회’의 공식 사전 행사로 마련됐으며, 총 120여 명의 글로벌 기업 인사와 연구자, 감독기구 관계자가 참석했다. 목적은 개방형 인공지능 기술의 개발·도입 과정에서 개인정보와 안전성을 어떻게 확립할지를 논의하는 데 있었다.
회의에는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네이버 등 세계적 기술기업이 참여해 자사의 주요 AI 플랫폼과 안전성 도구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구글은 자사 '버텍스 AI'의 품질 평가와 프롬프트 최적화 사례를 발표했고, 메타는 '라마 가드' 기술을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개선한 사례를 공유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대형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함께 공개 데이터셋, AI 안전성 프레임워크 등을 공개했다. 오픈AI는 새로운 오픈소스 모델을 선보였고, 국내 스타트업 셀렉트스타는 신뢰성 평가 도구와 벤치마크 사례를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오후에는 한국, 영국, 이탈리아, 브라질의 개인정보 감독기구가 참여한 라운드테이블 논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AI’ 시대로 이행 중인 만큼, 기술 자율성과 안전성의 균형을 국제적으로 함께 맞춰 나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규제 일관성 유지와 기술 표준 마련을 위한 협력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행사에 앞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발자·연구자 및 기업 실무자 70명 중 62%가 오픈소스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오픈소스를 도입하면서 모델 안정성이나 개인정보 보호를 고려했다고 응답한 이들도 77%에 달했다. 이는 오픈소스 생태계가 이미 산업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안전성과 책임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첫걸음을 뗀 논의들이 앞으로 국제 규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데이터 보호와 AI 투명성 문제는 향후 기술 발달 속도와 함께 주요 정책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 당국은 현장의 기술 흐름과 기업 의견을 반영해 신뢰할 수 있는 오픈소스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