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가 인공지능(AI)으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광고를 비공개 처리했다. 네덜란드 현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지 단 이틀 만에 내려진 이 결정은, 광고의 부정적인 여론과 거센 반발에 따른 것이다.
논란이 된 영상은 총 45초 분량으로, 눈보라 속 외출, 실패한 가족 모임, 쓰러지는 크리스마스트리, 타버린 쿠키 등 크리스마스 시즌의 좌절과 불편함을 묘사하며 사람들에게 “1월이 올 때까지 맥도날드에 숨어 있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배경 음악은 ‘가장 멋진 시간’이라는 긍정적인 노래를 ‘가장 끔찍한 시간’으로 비튼 패러디였다.
하지만 비판의 초점은 영상의 분위기나 메시지보다 ‘AI 제작’이라는 방식에 쏠렸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은 광고가 인위적이고 괴기스럽다는 반응을 쏟아냈으며, "AI 쓰레기(AI slop)"라는 용어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특히 기업들이 크리스마스처럼 감성적인 시즌 광고마저 비용 절감을 위해 사람을 쓰지 않고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는 방향에 강한 반감이 쏟아졌다.
이번 광고는 네덜란드 광고회사 TBWA\Neboko와 미국 제작사 스위트샵(The Sweetshop)이 협력해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트샵의 CEO 멜라니 브리지(Melanie Bridge)는 비판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해당 영상은 절대 ‘AI 트릭’이 아니라, 10여 명의 인력과 7주간의 작업 과정을 거쳐 만든 진짜 영화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천 장면을 생성하고 편집에 공을 들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이용자 다수는 여전히 “인간 창의성을 흉내 내는 데 그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비슷한 논란은 구글(GOOGL)과 코카콜라(KO)의 AI 기반 광고에 대해서도 벌어진 바 있다. 일부 대기업들이 ‘인간 없는 콘텐츠’ 제작에 앞장서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광고업계 전반의 윤리와 방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스프라우트 소셜(Sprout Social)의 자료에 따르면, AI 광고에 대한 반응이 전반적으로 나빠 보이지만 의외로 전체 응답자의 61%는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콘텐츠가 여전히 양극화되는 콘텐츠 소비 흐름의 일부임을 보여준다.
맥도날드는 BBC 보도를 통해 “AI 활용에 있어 책임감 있고 효과적인 사용 방법을 모색해가는 중요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