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 네트워크 내 거래 순서 조작을 통한 최대 추출 가치(MEV·Maximal Extractable Value)의 수익 기회가 점차 중앙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거래 순서와 블록 구성 권한을 쥔 일부 참여자들이 MEV 수익 구조를 장악해가고 있다.
해당 논문은 MEV 수익을 노리는 '서처(searcher)'라 불리는 세력들이 점점 대형 MEV 빌더와의 전속 계약을 맺거나 사내화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MEV 빌더는 이더리움 상에서 블록을 구성하는 주체로, 거래 삽입 및 재배열 권한을 통해 서처에게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탈중앙화의 본질을 해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MEV는 블록체인 검증자 또는 기타 네트워크 참가자가 블록 확정 전, 기존 거래의 순서를 바꾸거나 차익 거래(arbitrage) 등을 통해 얻는 수익을 의미한다. 이더리움에서는 특히 프런트러닝(front-running), 샌드위치 공격(sandwich attack) 등 다양한 전략을 동원해 가격 차이를 노리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논문 제목은 ‘CEX-DEX 추출 가치 및 서처 수익성 측정: MEV 다크 포레스트의 어두운 이면’으로, 중앙화 거래소(CEX)와 탈중앙화 거래소(DEX) 간 가격 차를 겨냥한 차익 거래가 중심이 됐다. 서처들은 대규모 거래를 우선 처리함으로써 일반 사용자보다 먼저 유리한 가격에 진입하거나, 소규모 사용자의 거래를 둘러싸는 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구조 하에서는 일반 사용자의 공정한 거래 기회가 침해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의 투명성 및 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MEV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현상을 넘어, 블록체인 시스템의 거버넌스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