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시프가 비트코인은 금과 달리 아무런 내재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며 디지털 금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11일(현지시간) 크립토포테이토에 따르면, 유로 퍼시픽 캐피털(Euro Pacific Capital) 창립자이자 수석 전략가인 피터 시프는 주말 동안 금이 3% 상승한 반면, 비트코인은 평균 3% 하락했다며 이를 디지털 금 개념을 부정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독자들에게 스스로 결론을 내리라며 직접적인 해석을 피했지만, 암시적으로 비트코인이 금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금에 비유하는 것은 단순한 유추이며, 이를 실물 금과 혼동하는 시프의 태도는 오히려 논점을 흐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2008년 발표한 백서에서 ‘비트코인의 일정한 신규 발행은 금 채굴과 유사하며, 이는 CPU 시간과 전력 소비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명시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공급 메커니즘이 금과 마찬가지로 자원의 소비를 통해 희소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아날로지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시프는 이어 '금은 100% 내재 가치, 비트코인은 100% 신뢰'라고 주장했지만, 현대 경제학에서 금 역시 희소성, 내구성, 대체 가능성, 화학적 특성 등 조건에 의해 금융 자산으로 기능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모두 비트코인의 설계에도 반영돼 있으며,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자유롭고 공개적으로 작동하는 비트코인은 국경을 초월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점점 인식되고 있다.
또한 금은 중앙은행의 통화 남발에 대한 전통적 회피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비트코인은 최근 수년간 이러한 역할을 일부 대체하며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실제로 투자 성과 측면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점도 많아,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