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FCA)이 스테이블코인과 암호화폐 커스터디(수탁) 서비스에 대한 최신 규제 초안을 공개하고, 이를 둘러싼 대중 의견을 공식 수렴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제안은 FCA가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하려는 일환으로, 그간 진행된 라운드테이블 과 업계 피드백을 토대로 마련됐다.
데이비드 길(David Geale) FCA 결제·디지털 금융 총괄은 “우리는 소비자와 시장 모두에 유익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지지해 왔다”며 “현재 영국 내 암호화폐는 대체로 규제되지 않은 상태이며, 우리는 혁신을 가능케 하면서도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균형 잡힌 접근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초안에서 FCA는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 확보와 커스터디 서비스의 보안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았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발행사가 가치 연동 통화 기준으로 원금 상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이를 위해 예치 자산은 독립된 제3자 수탁기관에 관리하게 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이는 이용자가 언제든 자산을 안전하게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영란은행도 이번 규제 마련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사라 브리든(Sarah Breeden) 부총재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규모의 스테이블코인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협의안을 올해 내로 발표할 것”이라 밝혔다. FCA와 영란은행은 향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공동으로 감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커스터디 관련 제안도 함께 공개됐다.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는 고객 자산의 보안을 보장하고, 이를 신속히 접근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책임이 부과된다. 실패 가능성과 그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들 역시 규정 속에 포함됐다.
이번 발표는 최근 레이철 리브스(Rachel Reeves)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한 ‘암호화폐 허브’를 위한 포괄적 규제 프레임워크 계획과 맞물려 있다. FCA는 이와 같은 일련의 조치를 통해 영국이 신뢰받는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규제와 혁신의 균형점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