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가격이 치솟으며 정체불명의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세계 부호 반열에 올랐다. 나카모토가 보유한 약 109만 6,000 BTC의 지갑 가치는 현재 1,180억 달러(약 164조 200억 원)를 넘어서며, 일시적으로 빌 게이츠를 뛰어넘는 순자산을 기록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비트코인 초기 네트워크 구동 시기에 채굴된 이들 코인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움직인 적이 없다. 온체인 조사 업체 아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지갑은 최소 16년간 휴면 상태였으며, 오르내리는 비트코인 가격에 따라 나카모토의 자산도 급격히 변동하고 있다. 최근 BTC 가격이 10만 6,840달러(약 1억 4,845만 원)를 기록하면서 그의 순자산은 한때 1,200억 달러(약 166조 8,000억 원)를 돌파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비트코인 상승세는 미국 경제 지표와 맞물려 있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치며, 연간 인플레이션은 2.4%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자극했고, 이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친크립토 성향을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금은 일론 머스크가 4,114억 달러(약 572조 원)의 순자산으로 세계 1위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나카모토가 BTC 109만 6,000개를 그대로 보유한다고 가정할 경우, 비트코인 단가가 약 38만 1,928달러(약 5억 3,096만 원)를 돌파하면 머스크를 넘어설 수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시각도 있으나, 암호화폐 시장의 *폭발적인 변동성*을 고려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업계에서는 나카모토의 이 막대한 자산이 언제, 어떻게 시장에 등장할지 주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지갑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자를 넘어 암호화폐의 신화로 자리 잡고 있다. ‘나카모토의 자산이 결국 시장에 유통될 것인가, 아니면 영원한 디지털 전설로 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미궁이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전통 금융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지금, 나카모토는 단지 코인을 만든 개발자를 넘어 그 존재 자체로 금융 패러다임 전환의 의미를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