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 자산운용사이자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인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형태로 기업공개(IPO)를 위한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신청은 SEC의 비공개 상장 예비심사를 허용하는 조항을 활용한 것으로, 최종 공개일 전까지 기업의 주요 정보가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해준다. 시장 진입 전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쟁사나 투자자 반응을 사전에 관리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레이스케일은 IPO 절차를 추진함으로써 자본 조달 기회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예로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는 공모주 추가 발행 전략을 활용해 자금을 확대해 왔고, 게임스톱(GameStop)도 지난 6월 13일 22억 5,000만 달러(약 3조 1,275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투자 기반을 넓혔다. 이처럼 상장 회사가 되면 주식 발행 외에도 다양한 금융 수단을 활용해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그레이스케일의 이번 행보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암호화폐 기업의 IPO 붐과 궤를 같이 한다. 지난 6월 5일에는 세계 두 번째 규모 스테이블코인인 USDC 발행사 서클(Circle)이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4,595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바 있다.
이처럼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잇달아 공모 절차에 나서는 배경에는 기관 투자자의 수요 증가, 암호화폐 규제 환경의 완화 조짐,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친화적 행보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레이스케일의 IPO 시도가 실제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