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의 공동 창업자 타일러 윙클보스(Tyler Winklevoss)가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JPM)를 정조준했다. 그는 JP모건이 암호화폐 및 핀테크 산업을 의도적으로 억압하려 한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같은 발언은 JP모건이 제3자에게 고객 계좌 정보 접근을 허용하려면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촉발됐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JP모건은 '오픈 뱅킹' 환경에서 핀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고객 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을 제한하며, 수익화 경로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플래드(Plaid)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많은 핀테크·암호화폐 기업들이 사용자의 은행 데이터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 조치로 인해 관련 생태계 전반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타일러 윙클보스는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정책은 사실상 주요 핀테크 기업들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며, "제미니를 비롯해 코인베이스(Coinbase) 등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이러한 데이터 연동에 의존하고 있기에, 이는 업계를 정조준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추진했던 ‘오픈 뱅킹 규칙’이 금융 산업을 보다 투명하게 만드는 핵심이었음에도, 은행권이 이를 무력화하려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규칙은 소비자가 본인의 금융 데이터를 제3자 앱을 통해 자유롭게 관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과도한 규제 부담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으며, CFPB는 지난 5월 이 규칙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윙클보스는 “이는 혁신을 가로막고 소비자를 해치는 전형적인 규제 포획(Regulatory Capture)”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이런 식의 정책은 미국 경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디지털 금융 혁신을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기술 기반 금융 스타트업을 잠재적으로 위축시키는 이번 JP모건의 전략은,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걸쳐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용자 중심의 금융으로 나아가는 오픈 뱅킹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미국은 혁신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커진다. 윙클보스를 비롯해 업계 인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규제 당국과 의회가 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인 금융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