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VSCO)이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관세 부담을 이유로 올해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특히 이같은 발표는 지난달 말 발생한 사이버 공격 여파로 지연됐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함께 공개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회사는 올해 순매출 가이던스를 기존의 62억~63억 달러(약 8조 9,000억~9조 700억 원)로 유지했지만, 새로 부과된 관세로 인해 약 5,000만 달러(약 72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조정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기존 3억~3억 5,000만 달러(약 4,320억~5,040억 원)에서 2억 7,000만~3억 2,000만 달러(약 3,880억~4,610억 원)로 하향 수정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지난 5월 막판 회사의 IT 시스템이 해킹으로 마비되면서 늦어졌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해킹 사고로 운영에 일시적 차질이 있었지만 주요 지표는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0.09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매출은 13억 5,000만 달러(약 1조 9,44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지만, 월가 기대치를 소폭 상회했다.
스콧 세켈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비용 통제와 민첩한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회사는 일반관리비(G&A)와 매장 운영비를 4% 줄여 4억 5,440만 달러(약 6,540억 원)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후 빅토리아 시크릿 주가는 수요 둔화 및 관세 부담에 대한 우려로 약 3% 하락했다. 연초 이후 주가 역시 반토막 나며 연중 저점을 향해 거래되고 있다.
최근 들어 토로(TTC), G-III(GIII), 달러 트리(DLTR) 등 의류 및 소비재 업계 전반에서 관세 리스크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어, 빅토리아 시크릿 역시 이런 흐름에서 예외가 아님을 반영한 셈이다. 업체별 영향도는 다르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새로운 글로벌 교역 질서에 따른 전략 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