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유통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요 백화점 3사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진 가운데, 롯데백화점만이 비용 절감과 점포 전략 조정 등을 통해 영업이익을 개선하며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상반기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상반기 매출이 1조2천875억원으로 1.4% 줄었고, 영업이익은 1천789억원으로 8.5% 감소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매출(1조1천791억원)과 영업이익(1천666억원)이 각각 2.2%, 4.3% 줄었다. 이에 반해 롯데백화점은 매출이 2.1% 감소했음에도 영업이익은 1천911억원으로 29.9% 급증했다. 비용 절감과 핵심 점포의 운영 개선이 실적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분석된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에는 소비 위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백화점에서는 명품(5.0%)과 식품(3.1%) 이외 대부분의 상품군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남성 의류(-6.3%), 잡화(-6.0%), 여성 캐주얼(-4.4%) 등 주요 패션 부문 부진이 두드러졌다. 이는 실적에 큰 영향을 주는 고마진 품목군의 매출이 줄었음을 의미한다. 전체 백화점 업계 매출은 1분기 소폭 증가했다가 2분기 들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됐다.
또한 각 백화점사들이 주요 점포의 리뉴얼(대대적 재단장)에 나선 것도 단기적으로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리뉴얼로 인해 영업 면적이 한시적으로 줄거나 개점 운영이 제한되면서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노원점, 인천점, 본점 일부 리뉴얼을 추진했고 신세계는 센텀시티, 강남점, 본점에 걸쳐 브랜드와 공간 재구성에 나섰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 서울 등 핵심 점포를 개편하면서 일시적 손실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하반기에는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보이고 있다. 7월 이후 패션 제품 매출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민생 소비 쿠폰 정책도 내수 회복의 돌파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각사 리뉴얼이 본격적으로 완료되면서 공간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하반기 잠실점 본관 개편을 통해 '롯데타운 잠실' 경쟁력 강화를 노리고 있으며, 신세계는 강남점 식품관 리뉴얼과 본점 '더 리저브'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를 통해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오는 9월 말부터 시행 예정인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제도 도입은 외국인 소비 수요 확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반적인 경기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백화점 업계 실적 반등 역시 일시적 흐름에 그칠 수 있어 시장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