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내 국고채 금리는 일본 국채금리 급등과 국제유가 상승, 대외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전 구간에서 일제히 올랐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9bp(1bp=0.01%포인트) 오른 연 3.654%에 거래를 마쳤다. 10년물은 4.1bp 상승한 연 4.085%를 기록했다. 중기물과 장기물도 함께 올랐다. 5년물은 3.4bp 오른 연 3.887%, 2년물은 0.3bp 상승한 연 3.510%로 마감했다. 20년물은 연 4.080%로 3.0bp 올랐고,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3.4bp, 3.0bp 상승해 연 4.002%, 연 3.848%를 나타냈다.
장 초반만 해도 흐름은 엇갈렸다. 전날 발표된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 예상보다 높았지만,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산정에 반영되는 일부 세부 항목의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다.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신호와 둔화 가능성이 함께 나온 셈이어서 국내 채권시장도 오전에는 방향을 쉽게 정하지 못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물가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
오후 들어서는 시장 분위기가 뚜렷하게 바뀌었다. 아시아 장에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데다 일본 장기금리가 급등하면서 국내 금리도 동반 상승 압력을 받았다. 특히 이날 일본은행(BOJ) 마스 가즈유키 심의위원이 가고시마 경제동우회 강연에서 경기 하방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의 금리 인상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점이 시장에 영향을 줬다.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일본에서도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한국 채권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약세 요인이 확인됐다. 외국인은 이날 국채선물 3년물을 1천47계약, 10년물을 232계약 각각 순매도했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오전 중 일부 금리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일본의 금리 인상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해석이 퍼지면서 금리가 다시 올랐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둘째 주, 즉 5월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보다 평균 0.28% 상승한 점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값 상승은 향후 물가와 금융 불균형 우려를 자극할 수 있어 채권시장에는 금리 상승 재료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날 국고채 시장은 미국 물가, 일본 통화정책, 국제유가, 국내 부동산 가격 흐름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상승세로 기울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해외 금리 움직임과 국내 물가·부동산 지표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은행의 정책 변화가 현실화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 국내 시장금리의 변동성도 당분간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