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더리움 생태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공식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첫 번째 기관 대상 행사를 열었다. 행사장은 시작부터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16일 오후 7시, 서울 DSRV 사옥 메인홀에서 'Ethereum Korea One — Bridging Institutions and the Ethereum Ecosystem'이 개최됐다.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화증권, 카카오뱅크, 토스 등 국내 주요 금융기관과 이더리움 재단, 아비트럼, 옵티미즘 등 글로벌 프로토콜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Ethereum Korea Consortium)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첫 무대로 평가된다.
■ 비탈릭 부테린 "한국 커뮤니티 빌더들에 기대…글로벌 이더리움 생태계와 함께"
행사 시작과 함께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의 영상 축하 메시지가 공개됐다. 그는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의 성공적인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더리움 L1의 확장성 강화, ZK 기술의 성숙, AI의 급속한 발전이 맞물리면서 이더리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L1과 L2를 어떻게 결합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비탈릭은 이어 "한국 커뮤니티의 개인 개발자, 이더리움 네이티브 기업, 그리고 새롭게 이더리움에 합류하는 기관들이 무엇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며 "더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한 금융 생태계와 인터넷을 만드는 애플리케이션을 함께 구축해 나가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마무리했다.
■ 컨소시엄 출범 배경…"한국은 소비 시장이었다"
오프닝 발표에 나선 논스클래식 강유빈 대표는 한국 이더리움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짚었다. 그는 "한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탑티어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더리움 코어 개발이나 오픈소스 기여 측면에서는 한참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며 "우리는 이더리움을 소비하는 시장이었지, 함께 만들어가는 생태계에서는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그 원인으로 강 대표는 ▲투자 중심의 시장 구조 ▲로컬 체인으로의 개발자 분산 ▲장기간 지속된 규제 불확실성 ▲글로벌 프로토콜과의 연결고리 부족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은 이러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현재 총 10개사가 참여하며 ▲에코시스템·커뮤니티(논스클래식, The Ticker is ETH, 크립토플래닛) ▲인프라스트럭처(Radius, Sunnyside Labs, NodeInfra) ▲인스티튜셔널 브릿지(DSRV, Wavebridge) ▲미디어·콘텐츠(Four Pillars, Undefined Labs) 등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됐다. 컨소시엄은 멤버사 후원금의 절반을 이더리움 생태계 빌더 대상 그랜트로 집행할 계획이며, 올해 9월 첫 번째 플래그십 컨퍼런스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다.
■ DSRV 서병윤 대표 "이더리움은 다음 세대 금융 인프라의 중심"
DSRV 서병윤 대표는 '글로벌 이더리움 합의 속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서 대표는 "DSRV는 2019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이더리움 코드를 연구하던 4명이 시작했으며, 현재 아시아 1위·글로벌 9위 이더리움 밸리데이터로 성장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량 약 3,200억 달러 중 절반 이상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더리움은 가장 중립적이고 개방적이며 글로벌 상호운용성을 갖춘 네트워크"라고 밝혔다. DSRV는 현재 세계은행(World Bank)과 협력해 마다가스카르에서 이더리움 레이어2 기반 디지털 농업 바우처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 이더리움 재단 Adrian Li "포스트 퀀텀·AI 에이전트, 이더리움이 가장 준비된 체인"
이더리움 재단의 Adrian Li는 기관 투자자와 엔터프라이즈를 위해 이더리움이 왜 최적의 선택인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더리움은 가장 깊은 유동성과 10년 이상의 무중단 가동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온체인 실물자산(RWA)의 유동성 대부분이 이더리움 위에 있다"는 기본 전제를 확인한 뒤 미래 의제로 넘어갔다.
특히 그는 포스트 퀀텀 대응에 대해 "양자컴퓨터의 발전으로 현재 ECDSA 암호화 방식이 2~5년 내 무력화될 수 있으며, 이더리움만큼 이 문제에 자원과 시간을 투자하는 체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AI 에이전트 결제 인프라(ERC-7730 등 표준화), 그리고 기관의 프라이버시 수요를 충족하는 영지식증명(ZK), MPC, FHE 등 프로그래머블 암호기술에 대한 이더리움의 연구 방향도 소개했다.
Adrian Li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이더리움 재단은 연구 조직으로서 대외적 역할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인정한다"면서 "이더리움 코리아 컨소시엄처럼 로컬 커뮤니티가 기관·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이더리움의 미래 방향"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국내 기관 패널 총출동…빈자리 없는 행사장
이날 행사장은 개막 직후부터 좌석이 빠르게 채워졌다. Sharplink CEO Joseph Chalom, Parataxis Ethereum의 Michael M. Lee, HODL1의 Hiroki Tahara 등 글로벌 패널들이 참여한 'Ethereum as an Asset I: Global Institutional Thesis' 세션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KB증권·KODA·카카오뱅크·토스·한화증권 등 국내 금융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세션들이 이어졌다. RWA·STO, 스테이블코인 등 기관의 실질적 이더리움 도입 현황을 다루는 총 5개 패널 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이더리움 재단 Luca Zanolini의 클로징 키노트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메인 스폰서는 DSRV와 아비트럼(Arbitrum)이 맡았으며, Parataxis Ethereum과 HODL1이 제너럴 스폰서로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