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 주요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한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다시 한 번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는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센터 기업인 데이터볼트(DataVolt)와의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 규모 공급 계약 발표 이후 하루 동안 15.7% 급등하며 S&P 500 지수 내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기술 기업들의 호조가 두드러졌으나, 일부 업종은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 불확실성 속에 타격을 입었다.
이날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1% 상승하며 소폭 오름세를 보였고,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0.7% 뛰어오르는 호조를 나타냈다. 반면 다우 지수는 0.2% 하락했다. 대형 기술주의 반등이 주요 지수를 떠받치는 가운데, 여타 섹터에서는 혼조 양상이 이어졌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의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4일 일정의 중동 외교 순방을 시작하면서 주요 기술 및 에너지 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장려하고 있으며, 엔비디아(NVDA)와 AMD가 동시에 현지 기업과 협력 소식을 발표하면서 시장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이번 계약을 통해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AI 서버 제품군을 사우디 시장 확대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포지셔닝하게 됐다.
한편 에너지 기술 기업 엔페이즈 에너지(ENPH)는 벨기에에서 새로운 태양광 배터리 시스템을 발표하며 주가가 5.8% 상승했다. 이 제품은 발코니나 작은 외부 공간에서도 태양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유럽 주거 형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패키지 포장재 관련 기업 인터내셔널 페이퍼(IP)는 경쟁사 조지아-퍼시픽의 조지아주 공장 폐쇄 소식에 따라 4.8% 상승했다. 트루이스트 분석가들은 이 결정이 미국 내 공급 축소로 이어져 가격 결정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바이오테크 기업 바이오테크네(TECH)는 뱅크오브아메리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 중 진단 시약 부문의 주문 지연 문제를 공개한 뒤 7.3% 급락했다. 제조 기반 이전 계획과 미국 학술 예산에의 의존도 등 변동 요소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같은 콘퍼런스에 참여한 레버티(RVTY)와 아이큐비아(IQV) 역시 각각 5.9% 하락했다. 특히 레버티는 중국 내 관세 리스크와 정부 매출 의존 이슈가, 아이큐비아는 고객사의 지출 연기와 가격 압박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기술주의 주도 속에서도 일부 업종은 금리와 무역 변수 앞에 고전하는 모양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행보다자 확대 전략은 이를 상쇄하는 재료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반도체, 에너지 기술이 결합한 글로벌 기술 생태계 재편 흐름 속에서 미국 기업의 전략적 움직임은 당분간 시장의 중심 화두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