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연기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5월 27일(현지시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발표는 무역전쟁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완화시켰고, 지수 전반에 걸쳐 낙관적인 기류를 형성했다. S&P 500 지수는 2.1%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1.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 뛰었다.
S&P 500 구성 종목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종목은 헬스케어 기업 홀로직이었다. 이날 주가가 14.5% 급등했으며, 이는 블랙스톤과 TPG가 제안한 인수 제안을 회사 측이 거절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가 촉매가 됐다. 인수는 무산됐지만 협상은 여전히 이어질 수 있으며, 시장에선 기업 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테슬라 주식도 6.9% 상승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다시 전기차 제조업에 전념하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초부터 이어진 리더십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일부 해소했다. 머스크가 최근 트럼프 행정부에 과도하게 관여하고 있다는 시선이 투자자 불안을 키웠지만, 그가 “24시간 테슬라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한 뒤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 다만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의 판매가 연간 기준으로 크게 감소한 점은 앞으로도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AI 반도체 업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함께 급등하며 나스닥 상승을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S&P 500의 기술 성장주 반등세를 견인하면서 시장 전반의 ‘AI 기대 심리’를 되살리는 데 기여했다.
이날 소비자 심리지수도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해 무역 정책과 맞물려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신발 브랜드를 보유한 데커스 아웃도어 주가는 7.8% 올랐으며, 앞서 연간 실적 전망을 내놓지 않아 하락세를 보였던 것에서 일부 회복됐다.
반면 하락 종목도 눈에 띄었다. 소비자 신용 점수 분석 기업 페어 아이작의 주가는 11.3% 하락하며 S&P 5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연방 주택금융청이 자사의 가격 책정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일주일 이상 이어진 하락세의 연장선이다. 오토존 주가는 3.4% 하락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으나 마진 감소가 실망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증시 반등은 관세 이슈 완화와 소비 심리 개선, 그리고 개별 주식 호재가 맞물리며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예정된 EU 수입품 관세를 연기하면서 시장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이며, 이를 발판으로 기술주 중심의 추가 상승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