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브랜드 타미 바하마(Tommy Bahama)를 보유한 옥스퍼드 인더스트리(Oxford Industries, OXM)의 주가가 급락했다. 소비자들의 지출 위축과 관세 충격이 한꺼번에 불어닥치며 회사가 연간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옥스퍼드 인더스트리는 올해 예상 순이익과 매출 가이던스를 모두 낮췄다고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제품가에 직접적인 상승 압력을 가하면서 소비자들의 수요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급망을 전면 재편해야 할 정도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현실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토머스 처브(Thomas Chubb III) 옥스퍼드 CEO는 애널리스트와의 실적 발표 콜에서 “소비자 심리지수와 선택적 지출 관련 지표들이 모두 위축되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세 정책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어 비즈니스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이번 정책 변화로 인해 연간 약 4,000만 달러(약 576억 원)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옥스퍼드는 2025 회계연도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종전 4.60~5.00달러에서 2.80~3.20달러로 대폭 낮췄다. 매출 가이던스 역시 기존 15억 3,000만 달러(약 2조 2,030억 원)에서 14억 7,500만~15억 1,500만 달러(약 2조 1,240억~2조 1,820억 원)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다만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옥스퍼드는 해당 분기에 매출 3억 9,290만 달러(약 5,656억 원)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높았다. 조정 EPS는 1.82달러로 시장과 동일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타미 바하마의 매출은 4% 감소한 2억 1,620만 달러(약 3,115억 원)였으며, 조니 왓(Johnny Was)은 15% 급감한 4,350만 달러(약 626억 원)를 기록했다. 반면 릴리 풀리처(Lilly Pulitzer)의 매출은 12% 증가하며 9,900만 달러(약 1,426억 원)를 기록, 구조적으로 다른 브랜드 간 온도차가 두드러졌다.
옥스퍼드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45% 급락했다. 이번 전망 하향과 10%대 주가 낙폭은 투자자 신뢰에 다시금 타격을 가하면서, 앞으로의 관세 정책 변화와 소비자 수요 회복 여부가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