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9월 4일 개장과 함께 강보합세를 유지했지만,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 관망 심리가 확산되면서 시장은 눈치보기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07포인트(0.38%) 오른 3,184.42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3,177.75로 출발해 일시적으로 하락했지만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362억 원을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개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1,553억 원, 3,756억 원 규모로 매도세를 보이며 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 증시는 전날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소폭 하락했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51%와 1.02%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강세 배경에는 미 연방법원이 구글에 대해 반독점 소송에서 브라우저나 운영체제 강제 매각을 요구하지 않기로 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된 점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9.01%, 애플은 3.81% 상승했다. 이 같은 훈풍이 뉴욕 기술주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한국 증시에서는 이미 전날 반영됐다는 해석이 많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미국 노동부가 9월 5일 발표할 예정인 고용지표로 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고용과 물가를 동시에 감안해 결정되는데, 이번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결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16~17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신호가 나오면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관망 기조 속에 업종별 차별화가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성과가 부진했던 종목들이 조정 과정을 거쳐 다시 일부 회복 흐름을 보이고, 반면 단기간 급등한 기술주는 차익매물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는 대형 이벤트를 앞둔 이후의 방향성을 예측하며 포지션 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연일 경신 중이다. 9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날보다 1.2% 오른 온스당 3,593.20달러에 마감했으며, 현물 금값도 장중 최고점인 3,578.50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금 가격 상승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반영하는 것으로, 현재 시장의 불확실성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반면, 미 국채 금리는 이례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유럽 주요국 재정 악화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의 고용지표 결과에 따라 큰 전환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지표가 시장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발표될 경우, 글로벌 증시뿐 아니라 원화·금리·자산배분 전략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