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초고성능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 발표와 함께 7% 급등하며 주가 역대 최고치를 다시 썼다. 삼성전자도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국내 반도체주 전반의 강세 흐름이 두드러졌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7.00% 오른 32만8천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폭 중 하나로, 장중에는 32만9천500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가를 다시 돌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부터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가 집중됐다. 이날 외국인은 하이닉스 주식을 3천350억 원 규모로 사들였고, 이 흐름은 최근 기술력에 대한 기대를 시장이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2.72% 올라 7만5천400원에 마감했고, 장중 한때 7만5천600원까지 상승하면서 1년 사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며 기술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분위기를 보여줬다.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도 하루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가 7천92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세를 확대했다.
이번 반도체주의 급등은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과 미국 기술주의 호조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특히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 속에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세계 반도체 업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쉬지 않고 오르는 기술주가 국내 반도체 업체에 대한 투자 심리를 견인한 셈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이날 장 시작 전 세계 최초로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발표했다. 고대역폭 메모리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수적인 첨단 부품으로, 시장 주도권 확보에 중요한 기술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발표가 SK하이닉스가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신호로 해석하면서 주가 상승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시장 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와 범용 D램의 공급이 타이트해짐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연말까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I 관련 기술 발전과 관련된 수요 증가,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 등은 반도체 업종에 긍정적인 외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력 기반의 중장기 성장세를 지켜보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