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에서는 금리 상승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은행주마저 대부분 약세로 마감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이자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불안과 전반적인 증시 변동성이 더 크게 작용하면서 금융주도 상승 흐름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0.66% 내린 3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2.81% 상승 출발한 뒤 한때 3만1천200원까지 오르며 2.97% 강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하락 전환했다.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 iM금융지주, 기업은행, 카카오뱅크도 모두 장 초반에는 오름세를 보였지만, 마감 때는 각각 3.24%, 2.73%, 1.58%, 1.46%, 1.13% 내렸다.
다만 은행 업종 전반의 낙폭은 시장 전체와 비교하면 다소 제한됐다. 이날 은행 업종은 0.61% 하락했고, 같은 날 코스피는 0.86% 내렸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각각 0.26%, 0.11% 올라 일부 대형 금융지주는 방어력을 보였다. 이는 투자자들이 은행업의 실적 개선 기대를 완전히 거둬들인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은행주는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 수혜주로 분류된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순이자마진, 즉 NIM(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남기는 대표적인 이자 수익성 지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이 금융지주의 순이자마진 개선과 이자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으로 대출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부실에 대비해 쌓아야 하는 대손비용 증가분도 늘어난 이자이익으로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날 금융주 약세는 업종 자체의 펀더멘털보다 시장 심리와 수급 영향이 우세했던 장세로 볼 수 있다. 금리 상승이 이어지는 한 은행주의 실적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자금 흐름과 증시 전반의 불안이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금리 방향과 경기 둔화 우려, 금융권 건전성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엇갈린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