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본격적으로 *인터넷 검색* 시장에 진입하며 구글(GOOGL)의 검색 독점 체제에 강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앤트로픽은 대표 AI 모델인 '클로드(Claude)'에 실시간 웹 검색 기능을 접목한 API를 출시하며, 개발자들이 CNN과 블룸버그 등 수백만 개의 사이트를 기반으로 최신 정보에 접근하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API는 단순한 검색이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따라 검색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고, 관련 정보를 여러 웹 페이지에서 추출해 즉각적으로 분석한 뒤 정확한 해답을 생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생성된 응답에는 인용처 링크도 함께 제공돼, 투명성과 신뢰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 측은 “이제 개발자들은 독자적인 검색 인프라 없이도, 클로드에 최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결합한 AI 솔루션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웹 검색 API 출시는 검색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전통적인 검색엔진이 링크 나열에 그쳤다면, AI 기반 검색은 다수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합해 *맥락 있는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 자체를 전환시킨다. 실제로 애플(AAPL)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 에디 큐(Eddy Cue)는 최근 열린 구글 반독점 재판에서 “지난달 사파리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 점유율이 22년 만에 처음 하락했다”며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연간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를 구글로부터 받고 기본 검색엔진으로 구글을 설정해줬지만, 이 협력 관계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조사 업체 SOCi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가운데 19%는 이미 AI 기반 검색으로 전환한 상태다. 오픈AI(OpenAI)가 챗GPT에 웹 검색 기능을 추가한 데 이어, 최근엔 쇼핑 추천 기능까지 마련하며 구글의 핵심 수익원에서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챗GPT는 주당 활동 사용자가 8억 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검색 시장 지형을 더욱 빠르게 재편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구글이 애플 사파리와의 기본 검색 계약을 잃을 경우, 글로벌 브라우저 점유율 17%에 달하는 사파리 트래픽마저 경쟁사에 넘어갈 수 있어, AI 검색의 확산은 구글의 사업 모델에 구조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검색 이용 방식이 바뀌면서 피해를 입는 쪽도 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 AI의 요약 정보만 소비하는 사용자들이 늘어나면서, 콘텐츠 제작자들의 광고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고품질 콘텐츠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AI의 답변 품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을 낳는다.
앤트로픽의 AI 검색 기술은 현재 베타 단계에서는 코드 작성 보조 도구 '클로드 코드'와도 연동되고 있으며, 특정 웹사이트만을 탐색하도록 설정도 가능하다. 이는 개인화된 검색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하면서, AI 기반 인터넷 검색이 단순한 경쟁이 아닌 시장의 근본적 변화임을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