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타트업 힛시커AI(Heatseeker AI)가 독자적인 시장조사 플랫폼 확대를 위해 150만 달러(약 21억 6,000만 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 유치를 마쳤다. 이번 라운드는 캐피털F(Capital F)가 주도했으며, 유페미아(Euphemia), 이븐캐피털(Even Capital), 이스트엔드벤처스(East End Ventures)가 공동 참여했다.
힛시커AI는 시장조사 방식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스타트업이다. 보통의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에 앞서 설문조사나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힛시커는 온라인 광고를 활용한 실시간 반응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진짜 구매 의도를 분석한다. 이는 설문 참여자가 자신의 답변이 연구에 활용된다는 점을 의식해 왜곡된 응답을 보내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이트 오키프(Kate O'Keeffe) 최고경영자(CEO)는 보스턴컨설팅그룹 출신이며, 공동 창업자인 피오나 트리아카(Fiona Triaca)와 루트허 쿨렌(Rutger Coolen)은 각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최고제품책임자(CPO)로 합류했다. 특히 쿨렌은 과거 아틀라시안(TEAM)에서 제품 책임자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힛시커의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은 제품 또는 기능 론칭 이전에 실제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운영하며 소비자의 클릭률을 통해 시장 반응을 가늠할 수 있다. 사용자의 클릭 행동은 설문조사의 긍정 응답보다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회사 측의 판단이다.
또한 이 플랫폼은 단순한 제품 검증을 넘어 다양한 마케팅 실험에도 활용 가능하다. 예컨대 캠페인 문구나 슬로건 성과 비교, 다국어 버전의 광고 문안 효율 테스트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광고는 메타(META)의 SNS 및 링크드인(LinkedIn)에서 운영되며, 브랜드 노출을 제한해 순수 반응을 측정할 수 있는 '스텔스 모드'도 지원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수만 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주간 단위로 수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오키프 CEO는 "더 이상 기업들이 포커스 그룹의 말뿐인 응답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는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는 확실한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 대규모로 제공해 기업 의사결정의 현실 기반을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금은 '시뮬레이션 실험(Synthetic Experiments)'이라는 신규 기능 개발에 투입된다. 해당 기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마케팅 실험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힛시커AI는 실질적 소비자 행동 기반의 분석 능력을 무기로, 기존 조사 기법의 한계를 돌파하려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 조사 산업의 기술적 진화를 이끄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을 만한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