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수익 측면에서는 중국 수출 제한의 여파로 흔들렸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1분기에 매출 440억 6000만 달러(약 63조 4,00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69% 성장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였다. 그러나 주당순이익(EPS)은 81센트로, 시장 기대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이번 분기 사상 최고 매출은 데이터센터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에 기인한다. 해당 부문은 전년 대비 73% 급증한 391억 달러(약 56조 2,000억 원)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성명을 통해 "AI 인프라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운 변수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였다. 엔비디아는 H20 AI 칩의 중국 판매 제한으로 인해 1분기에 약 45억 달러(약 6조 5,000억 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이는 지난달 예상했던 55억 달러보다는 낮았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 조정 항목과 세금 요인을 제외할 경우, 실제 EPS는 96센트로 시장 추정치를 상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현재보다 다음 분기다. 엔비디아는 2분기에도 H20 칩 수출 중단으로 약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2분기 가이던스로는 매출 450억 달러(약 64조 8,000억 원)를 제시했지만, 이는 월가 예상보다는 소폭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엔비디아의 성장 여력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했으며, 2025년 들어 현재까지는 1% 가까운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열풍을 가장 강력하게 타고 있는 반도체 기업으로, 일시적인 규제 악재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성장 동력은 견고하다는 시장의 시각이 반영된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