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및 보행 보조 외골격 분야의 선두주자인 프랑스 스타트업 완더크래프트(Wandercraft)가 최근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서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신규 투자에는 르노 그룹과 유럽투자은행, 프랑스 국영 투자은행인 비피프랑스(Bpifrance), 팀팩트 벤처스, 쿼드런트 매니지먼트 등이 중심이 됐다.
이번 자금 조달은 완더크래프트가 자사 대표 제품들의 상용화를 가속화하려는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개인용 외골격 ‘이브(Eve)’의 출시와 입원 재활 로봇 ‘아탈란테 X(Atalante X)’의 글로벌 확장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사람처럼 걷고 업무를 수행하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캘빈 40(Calvin-40)’의 내부 개발 및 생산 배치도 강화할 계획이다.
완더크래프트는 최근 르노 그룹과 손잡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에 탄력을 받고 있다. 르노는 완더크래프트의 첫 상업 파트너이자 ‘캘빈 40’의 초기 고객으로, 자사의 자동차 공장에 해당 로봇을 40주 안에 도입할 예정이다. 캘빈 40은 고강도 근력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40일이라는 빠른 개발 기간을 반영해 이름이 지어졌다. 설계에는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기술과 시각-언어 모델(VLA)이 적용됐다.
한편 완더크래프트의 핵심 기술력은 ‘자기 균형(Self-balancing)’에 있다. 자사 외골격은 사용자가 목발 없이 두 손을 자유롭게 쓰면서도 직립 보행을 가능하게 해, 기존 제품들과 대비되는 기동성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브는 중증 보행 장애를 가진 사람이 집과 커뮤니티 내에서 손을 사용하지 않고 걷도록 설계됐으며, 임상 시험과 실사용 데이터를 통해 신뢰성을 입증하고 있다.
FDA로부터 최소 두 차례 인허가를 받은 아탈란테 X는 현재 전 세계 100개 이상의 병원과 재활 기관에 도입되어 있으며, 이 기술을 통해 2,500명이 넘는 이용자가 1,400만보 이상을 걸을 수 있었다. 뉴욕에서는 전문 워크센터 ‘Walk in New York by Wandercraft’를 개설해, 뇌졸중,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MS) 등 다양한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외골격 보행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완더크래프트는 이브의 미국 상용화를 2026년으로 잡고 있으며, 이번 펀딩으로 이를 위한 임상 데이터 확보 및 초기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또한 엔비디아가 주최한 CES 2025 및 GTC 2025 컨퍼런스에서 이브를 선보이며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서의 입지도 다졌다.
창업자 마티유 마슬랭(Matthieu Masselin) CEO는 “우리는 AI와 기계공학, 임상 능력을 결합해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사람의 이동, 노동, 재활 전반에 걸쳐 로봇 기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완더크래프트는 2012년 설립 이래 전 세계 4개 대륙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30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전통적인 보행 보조장비의 한계를 극복하고, AI와 물리 기반 로보틱스를 결합해 의료와 산업 전반에 혁신을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