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클린테크와 지속 가능성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며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올해 들어 해당 분야에 유입된 자금은 87억 달러(약 12조 5,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했다. 이미 역대 최저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2024년보다도 한층 더 침체된 양상이다.
초기 투자 부문에서는 타격이 더 뚜렷하다. 시리즈 A와 B 단계 스타트업에 투입된 자금은 32억 달러(약 4조 6,000억 원)로 확인되며, 이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른바 미래의 유니콘 후보군이자 IPO 잠재 기업들의 시기가 바로 이 초기 단계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위축은 중장기 전개에도 적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에너지부가 청정에너지와 이산화탄소 포집 프로젝트의 핵심 보조금 수조 원 규모를 철회한 점이 시장 불확실성을 더욱 키운 배경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망 기업들은 여전히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에너지 저장 스타트업 ‘베이스 파워’는 주거용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목표로 시리즈 B 투자로 2억 달러(약 2,880억 원)를 확보했다. 청정 철강을 제조하는 콜로라도 볼더의 ‘일렉트라’는 1억 8,600만 달러(약 2,678억 원), 탄소흡수 산림을 조성하는 ‘체스트넛 카본’은 1억 6,000만 달러(약 2,304억 원)를 각각 유치했다.
1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대형 클린테크 투자 역시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일부 회사를 중심으로 의미 있는 거래들이 이어졌다. 테네시 내슈빌 소재 태양광 및 배터리 프로젝트 운영사 ‘실리콘 랜치’는 유럽 기반 인프라 투자사 AIP 매니지먼트로부터 5억 달러(약 7,200억 원)를 받았다. 핵융합 발전 신생기업 헬리온 에너지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샘 알트먼 등의 참여로 4억 2,500만 달러(약 6,120억 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54억 달러(약 7조 7,70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어 메노파크 기반의 메인스프링 에너지는 일반촉매 등으로부터 2억 5,800만 달러(약 3,715억 원)를 시리즈 F로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요의 급증과 인공지능 산업의 전력 소모 확대가 장기적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클린에너지 산업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과 극한 기상 현상 빈도 증가도 지속 가능 기술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당장의 투자 위축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은 점차 기술의 가치를 입증해 나간 기업들이 결국 더 큰 자금을 끌어올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