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업계의 감원 바람이 2025년에도 거세다. 2024년에만 9만5,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은 데 이어, 2025년 7월 셋째 주에만 최소 4,550명이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 제너레이티브 AI 도입 가속화 그리고 팬데믹 시기 과잉 채용의 여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해고 명단에서 가장 큰 폭의 감원이 발생한 곳은 반도체 기업 인텔(INTC)이다. 인텔은 오리건 내 4개 생산 시설에서 감원 계획을 529명에서 총 2,392명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애리조나 주 챈들러 지역에서도 추가로 696명이 해고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 공시된 WARN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아마존(AMZN)도 AI 기술 확산에 따른 사업 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자사 클라우드 부문인 AWS에서 수백 명 규모의 인력 정리에 나섰다. 정확한 숫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리포트에 따르면 AI 기반 자동화 도입이 핵심 배경으로 지목됐다.
일본 리크루트홀딩스 산하의 인디드와 글래스도어도 AI 중심 전략 변화에 따라 1,300명을 감원한다. 이번 감원은 대부분 미국 내 연구개발, 인사 전략, 지속가능성 부서에 집중됐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조직 통합 및 AI 우선 전략이 주요 사유다.
한편, 스타트업 폐업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뉴욕의 화장품 제조사 아미 콜레, 실리콘밸리 게임 기반 소셜미디어 스타트업 지인(Zeen), 딜라웨어 기반의 개발자 API 플랫폼 코드패럿 등은 사업을 완전히 종료하거나 청산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부터 시작된 미국 내 테크 업계의 구조조정은 2023년 정점을 찍고 이후 다소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2025년 상반기부터 다시 고삐를 죄는 양상이다. 2023년엔 약 19만 명 이상이, 2024년에는 9만5,667명이 해고됐으며, 2025년 현재까지도 꾸준히 관련 통계가 갱신되고 있다.
2024년 가장 많은 감원을 단행한 업체는 인텔로, 총 1만5,062명을 줄였고, 테슬라(TSLA)는 1만4,500명, 시스코(CSCO)는 1만150명으로 뒤를 이었다. 2023년에는 아마존이 1만6,000명 이상을 감원하며 상위에 올랐으며, 구글(GOOGL) 모기업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FT), 메타(META)도 약 1만 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대형 기업뿐 아니라 벤처 자금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들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적절한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폐업을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2021년 고평가된 기업들이 현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감원과 구조조정을 지속하는 측면도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의 비용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초기 단계 스타트업들이 현금 보유기간(런웨이)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반면, 벤처 자금 흐름이 다시 살아나고 상장 시장이 활성화되면 감원 트렌드가 완화될 것이란 기대도 병존한다.
AI 기술 확산 속도에 비례해 일부 부서는 오히려 신규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전체적인 고용 시장은 불균등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몰고 온 자동화의 물결이 인적 자원을 어떻게 재편할지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사업의 디지털 전환 여부에 따라 감원 대상과 신규 고용 부문이 극명히 엇갈리는 현상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