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 엔진 기업 구글이 미국 법원의 반독점 판결에서 기업 분할 조치를 면하게 되면서, 9월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구글이 당면한 위기 중 가장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피하면서 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판결은 지난 수년간 진행되어 온 ‘검색 시장 독점’에 대한 미국 정부와의 소송 1심 결과로, 핵심 쟁점은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을 스마트폰과 브라우저에 기본으로 탑재되도록 계약을 맺는 행위가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구글은 그 대가로 애플 및 삼성과 같은 글로벌 제조사, 모질라 등의 브라우저 개발사에 매년 수십억 달러를 지급해 왔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이날 판결에서 구글이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를 일정 수준 공유해야 하며, 검색 엔진의 독점적 탑재 계약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웹브라우저 크롬과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의 강제 분할은 요구하지 않았다. 크롬과 안드로이드는 구글 수익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분할 조치 시 기업 전체 구조에 미치는 충격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법원은 구글이 애플 등 파트너에게 지급하던 검색 엔진 기본 탑재 비용을 전면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메흐타 판사는 “지급을 전면 차단할 경우, 유통망과 소비자, 협력사에 미치는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언급하면서 경쟁 촉진과 시장 안정 사이 균형을 노린 결정임을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구글 주가는 장 초반부터 7% 이상 급등하며 시작해, 구체적인 판결 내용이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더 키웠다. 한때 주가는 사상 처음으로 230달러선을 넘기며 231.31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가총액 역시 2조7천670억 달러로 증가하며 3조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구글이 주요 협력사인 애플 역시 이번 판결로 일정 수준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게 되면서, 애플 주가도 2.77%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번 판결은 세계 주요 IT 기업이 시장 지배력 행사 방식을 조정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면서도, 지나친 구조적 파괴를 피한 점에서 미국 당국의 신중한 균형 감각이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유럽연합(EU)이나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도 유사한 사례에 이 판결을 참고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구글로서는 당장의 위기를 피했지만 플랫폼 독점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구조 개편 요구에 직면할 수밖에 없어, 검색 시장 경쟁 환경에 점진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