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인공지능 기반 금융 설계 스타트업 히로 파이낸스(Hiro Finance)를 인수했다. 이번 거래는 챗GPT의 금융 기능을 개인 자산관리보다 ‘기업용’ 서비스 쪽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히로는 14일(현지시간) 오픈AI 그룹 PBC에 회사를 넘긴다고 발표했지만,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히로는 인수 전까지 리빗, 제너럴 캐털리스트, 레스티브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회사 규모는 약 10명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인수 이후 인력 대부분이 오픈AI에 합류할 예정이다.
히로는 사용자의 소득, 고정 지출, 투자 포트폴리오 정보를 챗봇으로 수집한 뒤 이를 바탕으로 금융 계획을 자동으로 작성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작성된 계획은 대시보드 형태로 시각화되며, 사용자는 수익률 가정치를 달리한 여러 버전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자산의 연간 상승률을 5%로 둘지, 7%로 둘지에 따라 각기 다른 금융 계획을 만들어볼 수 있는 구조다.
이 서비스의 강점은 단순 생성에 그치지 않고 검증 기능까지 제공한다는 점이다. 히로는 AI가 계산에 활용한 데이터 항목을 스프레드시트 보기로 보여줘 사용자가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다. AI 기반 재무 도구에서 가장 자주 제기되는 ‘계산 신뢰성’ 문제를 보완하려는 장치로 읽힌다.
다만 히로의 기존 서비스는 곧 종료된다. 회사는 4월 20일 서비스를 중단하고, 5월 15일 사용자 데이터를 삭제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 현재로서는 오픈AI가 히로의 금융 설계 기능을 챗GPT에 그대로 통합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가 소비자용 금융 비서 출시보다 금융 전문가용 AI 도구 고도화에 더 가까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피지 시모 오픈AI 임원은 사내에서 ‘사이드 퀘스트’ 성격의 프로젝트보다 기업용 제품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기조를 감안하면 히로의 기술은 개인 재무관리 서비스보다 투자 전문가나 기업 재무팀을 위한 기능으로 재가공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오픈AI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엑셀용 챗GPT 플러그인을 선보이며 금융 업무 지원 기능을 넓히고 있다. 이 도구는 복잡한 스프레드시트를 요약하거나, 기업 예산 수립과 재고 추적 같은 작업에 필요한 새 시트를 생성할 수 있다. 여기에 S&P 글로벌, 팩트셋 같은 금융 데이터 소스와 연결되는 커넥터도 함께 공개해 금융권 업무 활용성을 강화했다.
이번 인수는 앤트로픽 PBC와의 경쟁 구도에서도 주목된다. 클로드(Claude) 역시 주요 금융 데이터 소스 연결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금융 전문가에 초점을 맞춘 고사용량 버전을 내놨다. 오픈AI가 히로의 기술과 금융 도메인 지식을 흡수하면, 기업용 AI 금융 도구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이번 거래의 핵심은 ‘개인용 금융 플래너’ 확보보다 금융 업무 자동화 역량 강화에 있다. 오픈AI가 히로 파이낸스를 통해 챗GPT의 금융 기능을 얼마나 실무형으로 발전시킬지에 따라, 생성형 AI의 기업 재무 시장 침투 속도도 한층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