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벤 거처즐(Ben Goertzel)은 인공지능(AI)은 중앙집중 방식이 아닌 분산형으로 개발돼야 한다는 확신을 품고 처음으로 AI 코드를 작성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전 세계가 범용 인공지능(AGI)의 도래를 앞둔 가운데, 누가 이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컨센서스(Consensus) 콘퍼런스 현장에서 코인텔레그래프와 인터뷰한 거처즐은 "향후 1~3년 안에 훈련과 프로그래밍 한계를 뛰어넘어 추론과 일반화를 수행할 수 있는 AGI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가 주도하는 싱귤래리티넷(SingularityNET)은 AI 서비스를 위한 글로벌 분산형 시장을 구축하는 생태계다. 이 프로젝트는 마인드 네트워크, 파일코인 재단 등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분산형 AGI 개발 전용 모듈형 슈퍼컴퓨터 구축을 위해 5,300만 달러(약 774억 원)를 투자했다. 또한 개방형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페치.ai와 오션 프로토콜과의 토큰 통합도 완료했다.
2024년 거처즐은 세계 최대의 분산형 AGI 오픈소스 연합인 'ASI 얼라이언스'도 출범시켰다. 싱귤래리티넷과 ASI 연합은 전통 빅테크 기업 외부에서 AGI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유일한 세력일 뿐 아니라,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다른 블록체인 기반 AI 프로젝트들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현재 우리가 가장 심도 있는 AGI 개발을 진행 중인 집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거처즐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기술적 진보를 자신이 수십 년 전부터 고수해온 철학, 즉 분산형 AI 개발의 정당성이 입증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그는 AI와 탈중앙화 기술을 꾸준히 병행해온 여정 끝에 마침내 기술 업계 전체가 그가 믿어온 비전을 따라잡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때 급진적이라던 개념들은 이제 수조 달러 규모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