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서 실제 상거래 활동을 직접 수행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비자(V)카드는 AI 상거래 플랫폼 ‘비자 인텔리전트 커머스(Visa Intelligent Commerce)’의 기능을 확장하며, AI 에이전트의 결제 수행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도구를 개발자에게 공개했다. 그 중심에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 서버'와 '비자 에이전시 수용 툴킷(Visa Acceptance Agent Toolkit)' 시범 버전이 있다.
비자가 올해 4월 공개한 인텔리전트 커머스 플랫폼은 AI 소프트웨어가 실시간으로 결제 네트워크에 접속해 사용자 대신 물건을 구매하거나 청구서를 처리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번에 추가된 MCP 서버는 개발자들이 챗GPT나 클로드와 같은 AI 앱을 비자의 결제망에 안전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기술이다. 별도의 복잡한 연동 코드를 작성하지 않아도 API 접근과 테스트가 가능하며, 이를 바탕으로 AI는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에이전틱 AI로 진화하게 된다.
비자의 최고 제품·전략 책임자인 잭 포레스텔(Jack Forestell)은 “앞으로 사람들은 AI 에이전트를 통해 쇼핑뿐 아니라 청구, 결제, 정산도 맡기게 될 것”이라며 “그에 걸맞은 신뢰성과 은행 및 판매처의 수용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범적으로 출시된 에이전시 수용 툴킷은 미리 구축된 워크플로와 평문 명령어를 내장해, 비개발자라도 간단한 명령어로 인보이스 생성이나 링크 결제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존 도에게 155달러 55센트짜리 청구서를 금요일까지 발송해줘”라고 입력하면, AI 에이전트가 청구 API를 호출해 자동으로 송장을 작성하고 보낼 수 있다. 회계 담당자는 주간 미수금 요약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AI는 결제 내역을 집계해 보고서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이는 단순히 웹사이트 상품 검색과 링크 추적에 머물렀던 기존 AI 활용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이다. 구글(GOOGL)과 오픈AI 등도 AI 기반 쇼핑 보조 기능을 실험하고 있지만, 직접 결제까지 연결해주는 기술은 비자가 한 발 앞서 있는 셈이다.
비자 측은 향후 해당 플랫폼을 상용화해 AI 비서가 실질적 상거래 주체로 기능하는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존에는 사용자 편의 중심으로 제공되던 AI 서비스가 이제는 '행동하는 지능'으로 진화하며 결제 경제의 본질마저 바꾸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상거래 구조 그 자체를 재설계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