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Dell)과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손잡고 기업 IT 인프라를 AI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대적인 전략 전환에 나섰다. 서버와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중심의 기존 틀에서 벗어나 AI를 위한 풀스택 모델을 구현하며, AI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선언한 셈이다.
이 같은 메시지는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Microsoft Ignite) 컨퍼런스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두 회사는 인프라와 데이터 전략, 그리고 AI 채택에 대한 일관된 방향성을 제시하며, 실질적인 모델 도입 및 기능적 통합 성과를 여럿 공유했다. 아서 루이스 델 인프라 솔루션 그룹 총괄은 “AI는 단순한 AI 서버가 아니라, 데이터를 최대 자산으로 삼기 위한 전방위적 진화”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컴퓨팅, 네트워크, 스토리지 그리고 소프트웨어가 통합된 완전한 시스템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델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2024년 5월 ‘AI 팩토리’ 개념을 공개하며, 새로운 IT 인프라 모델 구축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센터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며, 원시 데이터를 지능화된 산출물로 전환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데이터 파이프라인, 모델 학습 및 추론, 배포, 모니터링, 개선 등의 과정을 통합한 델의 AI 팩토리는 대규모 AI 생산 체계 구축을 꿈꾸는 기업에 실질적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큐브리서치(theCUBE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폴 나샤와티는 “AI를 단순한 기술 솔루션의 집합이 아니라 운영 체계로 마주하는 방식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며, 델의 접근이 기업의 AI 실전 적용을 가로막던 복잡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도 속도를 더하고 있다. 델은 2025년 11월부터 파워스케일(PowerScale)을 애저(Azure)에서 프리뷰 형태로 운영하며, AI 및 고급 분석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기반을 더욱 단단히 마련했다. 미디어, 생명과학, 전자설계 등 고처리수준을 요구하는 산업군은 기존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그 한계를 체감해왔고, 델의 통합 플랫폼은 이들 산업의 수요에 정조준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소버린 프라이빗 클라우드’ 역시 중요한 퍼즐 조각으로 등장하고 있다. 해당 모델은 애저 로컬(Azure Local)을 기반으로 데이터 주권, 규제 준수, 운영 통제력을 강화하면서도 클라우드 스케일의 유연성과 자동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나 고우다르 제품 총괄은 “기업들은 공공 클라우드의 강력한 기능은 원하면서도, 데이터 자체는 자신들의 통제 아래에 두길 원한다”며 이 모델의 각광 이유를 설명했다.
딥러닝 모델이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구동하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기반의 ‘에이전틱 AI’ 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면, 결국 데이터 계층에서의 복잡성 제거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델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기반 운영체제를 현실화하기 위한 클라우드/온프레미스 연동, 인프라/데이터 서비스 통합, 지식그래프 및 프로토콜 연계 등 기술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존 루이스 델 최고기술책임자 겸 최고 AI 책임자는 “지식그래프를 유지하고 공급하며 에이전틱 피드백을 제공하는 구조는 마법이 아닌 실체”라며 AI에 특화된 지능형 데이터 레이어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흥미로운 변화는 고객군의 다변화에서도 나타난다. 과거에는 보수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온 전통적 기업 고객이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네오클라우드’라 불리는 AI 전문 스타트업, GPU 기반 서비스 기업, 틈새 클라우드 솔루션 업체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델은 이들을 새로운 시장 주체로 인식하고, 기존 전략 틀을 재구성 중이다.
델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구축하는 풀스택 기반 AI 인프라는 단순한 기술 집합체가 아니라, 기업이 복잡성을 해소하고 ROI를 달성할 수 있는 운영 모델로서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는 기업의 IT 전략 수립과 벤더 선별 구조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변화다. 큐브리서치의 나샤와티는 “델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전이 대형 기업의 공감을 이끌 경우, 시장은 ‘인프라+AI 도구’가 아닌 ‘AI 플랫폼으로서의 인프라’ 모델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 중심엔 ‘통합’, ‘지능형 오케스트레이션’, ‘관리를 통한 데이터 플랫폼 전환’이라는 세 가지 핵심 축이 있다. 이는 기업들이 AI를 통해 인사이트와 행동을 엮고, 실질적인 경쟁력을 배양하는 데 필수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