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크레딧 운용사 플로우캐피털파트너스(Flow Capital Partners)가 싱가포르 기반 토큰화 플랫폼 디지FT(DigiFT)를 통해 사모대출 펀드를 블록체인에 올릴 계획이라고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통 금융의 크레딧 상품을 ‘토큰화’해 자금 조달 경로를 넓히려는 움직임이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우캐피털은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사모 크레딧 펀드를 이달 말까지 디지FT를 통해 온체인으로 전환하고, 2026년 말까지 토큰화 지분으로 추가 3000만달러를 조달할 방침이다. 회사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잭키 티엔은 이 자금을 더해 펀드 규모를 2억5000만달러로 키우고, 목표 순수익률은 12%로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펀드는 2025년 중반 1억2500만달러의 시드 자본으로 출범했다.
이번 사례는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토큰화’가 단순한 실험을 넘어 실제 자금 모집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랙록(BlackRock)의 블랙록 USD 기관용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 JP모건(JPMorgan)의 온체인 넷 수익 펀드(MONY)처럼 대형 금융사들도 잇따라 유사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상품은 이더리움(ETH) 기반으로 운용되며, 전통 자산을 블록체인 유통망에 얹는 흐름을 키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토큰화가 곧바로 ‘유동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파리 블록체인 위크 2026에서 온도파이낸스의 오야 첼릭테무르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토큰화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유동적인 자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더(Tether)의 프란체스코 라니에리 파브라찌 역시 같은 맥락에서, 채권과 머니마켓펀드, 스테이블코인 등 일부 상품만 블록체인에서 꾸준한 유동성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RWA.xyz에 따르면 토큰화 자산의 총가치는 지난 30일간 9.6% 늘어난 299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미국 국채 토큰화 자산이 137억달러로 가장 컸고, 상품이 54억달러, 자산담보대출이 32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플로우캐피털의 행보가 토큰화가 ‘유통 채널’로서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