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ETP)에 대한 자금 유입이 지난주 급증하면서 올해 누적 유입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약 14조 6,000억 원)를 넘어섰다. 유럽 디지털 자산 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5월 24일로 끝난 한 주간 글로벌 암호화폐 ETP에는 총 33억 달러(약 4조 8,180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
이로써 올해 들어 누적 유입 규모는 총 108억 달러(약 15조 7,68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 역사상 최대 수준이다. 코인셰어스의 수석 연구원 제임스 버터필은 암호화폐 투자 상품의 운용자산(AUM)이 일시적으로 1,875억 달러(약 273조 7,500억 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버터필은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 및 그에 따른 미 국채 금리 급등이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디지털 자산으로 눈길을 돌리게 한 주요 원인”이라며,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셰어스는 앞서 5월 중순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암호화폐 투자 상품에 7억 8,500만 달러(약 1조 1,461억 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당시까지의 연간 누적 유입 총액을 75억 달러(약 10조 9,500억 원)로 끌어올린 수치였다.
이번에 기록된 108억 달러의 신규 유입 규모는 지난 2월 기록한 월간 최대 유입액인 72억 달러(약 10조 5,120억 원)를 훌쩍 넘어섰다. 특히 2~3월 가격 조정기에 발생했던 약 70억 달러(약 10조 2,200억 원)의 자금 이탈분을 완전히 회복하고 추가 상승세를 보이며 시장의 강한 회복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암호화폐 상장지수상품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자산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높이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자본 유입 창구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정치 및 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규제를 피해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하는 자금 흐름 또한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