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현물 비트코인(BTC)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가장 큰 순유출을 기록하며, 31일 연속으로 이어지던 자금 유입 행진이 마침표를 찍었다.
5월 30일(현지시간) 기준 블랙록의 IBIT는 하루 동안 총 4억 3,080만 달러(약 5,9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최대 일간 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26일 발생했던 기존 최대 유출 규모 4억 1,810만 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영국 데이터 업체 파사이드(Farside)는 이번 유출이 1월 상품 출시 이래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TF 애널리스트 네이트 제라치(Nate Geraci)는 다음날 자신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30일 넘게 이어진 놀라운 유입 행진이었다”며, “블랙록은 현재 보유 중인 비트코인 규모가 약 700억 달러(약 95조 9,0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이어 “이 정도 규모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례적인 자산 확대에 감탄을 표했다.
이번 블랙록 IBIT의 대규모 자금 유출은 미국 전체 현물 비트코인 ETF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 30일 하루 동안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총 6억 1,610만 달러(약 8,400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이틀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시장의 기대감으로 작용하며 한동안 강세를 보였지만, 최근 자금 흐름은 조정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랙록의 현물 ETF는 시장의 온도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 이번 유출이 단기적인 현상인지 혹은 시장 구조 변화의 전조인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