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오랜 법정 공방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리플이 최근 법원에 제출한 보충 서한을 통해,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사건이 조속히 종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제출은 항소 절차 중단 연장을 요청한 상황에서 나왔으며, 법원이 이를 수용하면 두 기관 간 오랜 분쟁은 마침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리플의 서한에 따르면, 이번 요청은 기존 판결을 뒤집으려는 시도가 아닌, 판사의 명시적 입장을 확인받기 위한 절차로 해석된다. 리플은 이미 요약판결(Summary Judgment)에서 유리한 판단을 이끌어낸 바 있으며, 이 결론을 바꿔 달라는 요청은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법적인 ‘명령’ 제거 여부와 관계없이 증권법을 준수할 책임은 여전히 자신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 합의 제안은 제재 완화와 같은 조건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장기화를 피하고 법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리플은 해당 절차가 향후 유사 소송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만큼, 실질적 결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SEC의 입장 변화다. 최근 들어 SEC는 암호화폐 산업 규제 접근 방식을 수정하며, 몇몇 사건의 기소를 철회하고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신설했다. 이 같은 변화에 리플도 적극 참여해 회의와 의견 제출 등을 통해 규제 구체화에 힘을 보탰다는 전언이다.
이번 사건은 SEC가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산업에 칼날을 들이댄 첫 사례로, 규제 당국과 업계 간 긴장 관계의 상징적 존재로 불렸다. 리플은 현재 법원에 합의 내용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이는 쟁점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규제 체계 정립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편, SEC는 오는 8월 15일까지 사건 관련 진행 현황을 법원에 보고할 예정이다. 시장은 향후 이 사건이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