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유럽연합(EU)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이 블록체인 등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유럽문제연구소 자오쥔제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블록체인, 5G, 사물인터넷, 디지털 경제 시스템 등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기반 기술 협력을 시사했다.
특히 자오 연구원은 "EU는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분야에서 앞서 있으며, 중국은 풍력·태양광·신에너지 자동차 부문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하며 양측이 녹색 경제와 디지털화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기술적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EU가 블록체인을 포함한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공동 개발 및 산업 표준화를 위한 논의에 착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상회담 앞둔 중국, 희토류 수출 '유화 제스처'
중국은 이 같은 디지털 협력 가능성을 띄우는 동시에 회담을 앞두고 EU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크게 확대하는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22일 홍콩 SCMP에 따르면 중국은 6월 한 달간 희토류 자석 3,188톤을 수출했으며, 이 중 43%에 해당하는 1,364톤이 EU로 향했다. 이는 전월 EU 수출 비중(32%) 대비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중국은 미국에도 희토류 수출을 667% 늘렸지만 이는 AI 칩 수출 허가 등 거래의 일환이었던 반면, EU에 대해서는 사전 보상 없이 수출량을 늘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오는 24일 열리는 제25차 중국-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EU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 ▲중국 기업의 의료기기 공공조달 제한 ▲중국의 반덤핑 관세 보복 등 민감한 이슈가 논의될 전망이다.
EU는 그간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전략 도구로 활용해왔다며 반복적으로 우려를 제기해왔다. 실제로 EU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70%, 정제의 9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우려하며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 중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을 무기화하고 경쟁자를 압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