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초저가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연내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영국 런던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중국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상황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쉬인이 향후 수주 내에 홍콩증권거래소에 예비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올해 내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런던 상장을 위한 심사가 지연되면서 전략적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쉬인 측은 이번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홍콩거래소도 논평을 거부했다.
쉬인은 지난해 미국 상장을 추진하다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공모 과정의 투명성을 요구하며 난항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계획을 철회하고 영국으로 눈을 돌렸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 장벽이 또다시 발목을 잡은 셈이다. 영국에서 현지 정치권의 우려와 비판도 상장 지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홍콩으로의 전환이 중국 기업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규제 환경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시장 관측통들은 이 같은 변화가 최근 열린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의 대규모 IPO 성공 사례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CATL은 최근 홍콩 상장에서 45억 달러(약 6조 4,800억 원)를 조달하며 올해 최대 규모 IPO를 달성한 바 있다.
쉬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빠르게 성장한 글로벌 이커머스 대표주자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20대 소비자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초저가 의류를 둘러싼 노동 환경과 위조 논란, 환경 문제 등으로 이미지 리스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IPO를 위한 상장지 선택이 단순 금융 이슈를 넘어, 기업 신뢰도와 장기 전략까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쉬인의 행보가 글로벌 패션 유통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홍콩 증시가 다시 한 번 중국계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상장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