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 리마스터가 4월 한 달 간 미국 게임 시장에서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고 있다. 리마스터 신작은 정식 출시 전 별도의 홍보 없이 깜짝 출시되는 방식인 '섀도 드롭'으로 공개됐지만, 출시 4일 만에 400만 장 이상 판매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Circana)가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PC 등 모든 핵심 플랫폼에서 월간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 게임은 동시에 2025년 연간 누적 판매 기준으로도 세 번째로 많이 팔린 작품으로 올라섰으며, 월간 활성 사용자 상위 10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체 게임 시장은 여전히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2025년 4월 비디오게임 총 지출은 40억 7,700만 달러(약 5조 8,71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수치였다. 콘텐츠 부문은 2% 감소한 37억 2,500만 달러(약 5조 3,640억 원), 하드웨어와 액세서리는 각각 8%, 2%씩 줄어들며 전반적인 침체가 이어졌다.
서카나 게임 리포트 책임자인 맷 피스카텔라(Mat Piscatella)는 “구독형 콘텐츠와 콘솔용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는 강세를 보였지만, 다른 콘텐츠 부문에서의 감소가 이를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콘솔 하드웨어 지출은 1년 전보다 8% 하락한 1억 8,600만 달러(약 2,678억 원)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수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플랫폼별로 보면 플레이스테이션 5의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여전히 하드웨어 판매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닌텐도 스위치는 37% 급감했으며, 엑스박스 시리즈는 오히려 8% 증가하며 대조적인 성과를 보였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퍼스트 파티 게임들이 강세를 보였다. 포르자 호라이즌 5와 인디아나 존스 앤 더 그레이트 서클은 각각 플레이스테이션 5 출시와 더불어 순위가 급등하며 각각 2위와 6위에 안착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존 독점작들을 경쟁 플랫폼에 개방하는 전략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게임 산업 전체의 2025년 누적 매출은 1,778억 6,000만 달러(약 256조 1,984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특히 하드웨어 부문은 28%, 액세서리는 13% 하락해 구조적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콘텐츠 부문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연간 누적 순위에서도 오블리비언 리마스터는 단숨에 3위로 급등하며, 브랜드 파워와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이 시장에서 유효함을 입증했다. 한편, 포르자 호라이즌 5는 48위에서 13위로 올랐고, 인디아나 존스 신작도 순위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도 마이크로소프트 진영이 콘텐츠 주도권을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