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이 이더리움 레이어2(L2)의 개발 방향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레이어1(L1)이 제공하는 보안성과 데이터 접근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L2는 최소한의 역할인 시퀀서(sequencer)와 프루버(prover)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잡한 기능을 L2에 얹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L1 기능에 의존함으로써 효율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테린은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가장 좋은 L2 개발 방식은 L1의 보안 및 검열 저항력, 증명(proof), 데이터 접근성을 더 많이 활용하고, L2의 로직을 가능한 작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기반이 탄탄하다면, 프루버 하나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2010년대 많은 기업들이 시도했던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모델을, 이더리움 기반의 구조에서 재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간소화 전략은 단순히 개발 편의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속도와 탈중앙화를 동시에 갖춘 구조로 진화함으로써, 기존 블록체인 생태계의 난제를 해결할 방향성이 될 수 있다. 특히, 부테린은 L2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L1이 사용자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이 이미 확보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블록체인 시장에서 사용자 보호 및 시스템 복원력이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번 발언에 대해 크립토 커뮤니티의 반응은 엇갈린다. 다수의 이용자들은 부테린의 주장에 동의하며 “L1 위에 구축된 단순한 L2 구조가 신뢰를 높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L2의 고유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1 중심 설계에 대한 합의가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부테린의 발언은 단순한 기술적 제언을 넘어, 이더리움 기반 Web3 생태계의 방향성을 좌우할 비전 제시로 평가받는다. L2 개발자들이 이 흐름에 동참한다면, 이더리움은 압도적인 신뢰성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향후 탈중앙화 금융의 핵심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