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다시 긴장감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가 잠정적인 합의에 도달했지만 기존의 *고율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직접 밝히며, 중국에서 제한했던 희토류 광물 수출이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미국은 중국인 유학생에 대한 입국 제한을 완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합의 발표에서 “우리가 전체적으로 55% 관세를 유지하는 반면 중국은 10%다. 관계는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55% 관세율은 2018년부터 이어진 기존 25% 관세, 지난 4월 2일에 부과한 10%, 그리고 2월에 펜타닐 문제로 추가된 20%까지 세 가지 조치를 합산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현재 관세 수준은 변경되지 않을 것이며, 시장은 이를 확신해도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합의는 서명 절차가 아직 남아 있지만, 세계 양대 경제강국 간의 맞불형 관세 전쟁에 일시적인 냉각기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희토류 및 자석 수출 해제와 관련한 원칙에 잠정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비트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해당 광물과 자석에 대한 제네바 합의 조건을 준수할 것이며, 중국 역시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관세 정전 협정에는 유효기간이 명확히 존재한다. 지난 5월 스위스에서 90일 정지 조건으로 합의된 이 조치는 오는 7월 9일부로 종료된다. 그 전에 실질적인 후속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고율 관세가 다시 부과될 수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 외에도 수십 개 국가와 추가 관세 면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조치가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아직까지는 소매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전가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합의는 일단 양국 갈등을 일정 부분 정리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고율 관세를 여전히 무기로 유지함에 따라 향후 미중 간 무역 전선은 다시금 긴장을 되살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