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는 S&P 500 지수가 약 20년만에 가장 긴 9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운 직후라, 투자자들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과 굵직한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신중한 포지셔닝에 들어간 결과로 보인다.
이날 S&P 500 선물은 0.8% 하락했으며, 나스닥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도 각각 0.9%, 0.6% 가량 밀렸다. 지난주에만 3% 상승하며 강세랠리를 주도했던 S&P 500은 이틀 후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앞두고 불확실성 속에 숨 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한편 1965년부터 버크셔 해서웨이(BRK.A, BRK.B)를 이끌어온 워런 버핏은 주말 주주총회를 통해 연말 CEO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그는 "무역은 무기가 아니라 협력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에 선을 긋는 발언도 더했다. 같은 날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1분기 실적은 보험 부문 손실과 현금 보유 확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1% 줄었다. 이 여파로 주가는 개장 전 약 2%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팔란티어(PLTR)와 포드(F)에 주목하고 있다. AI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는 매출 증가세가 3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조정 주당순이익은 13센트로 예상된다. 반면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자동차 및 부품 관세로 인해 원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SNS를 통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영화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지만, 넷플릭스(NFLX), 디즈니(DIS), 컴캐스트(CMCSA) 등 주요 미디어 기업들의 주가는 개장 전 일제히 하락했다. 넷플릭스는 5%, 디즈니는 2%, 컴캐스트도 0.75%가량 밀렸다. 디즈니가 이날 주말 동안 공개한 마블 신작 '썬더볼츠'는 7,600만 달러(약 1,094억 원)라는 개봉 흥행 성적을 거뒀음에도 악재를 피하지 못했다.
향후 시장의 초점은 연준의 금리 결정 외에도 이번 주 발표될 경제 지표와 실적에 맞춰지고 있다. 서비스업 PMI와 무역수지, 소비자신용지표 등이 줄줄이 공개될 예정이며, AMD(AMD), 우버(UBER), 디즈니(DIS) 등 대형 테크·소비 기업들의 실적도 잇따른다. 채권 시장에서는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약 4.3%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운데, 금값은 온스당 3,300달러 선을 상회했고, 비트코인은 9만 4,500달러(약 1억 3,608만 원) 근방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