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극항로 시범 운항 계획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해운업계 주가가 크게 반등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51% 오른 16만6천7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2024년 무상증자 이후 최고 마감가이며, 장중에는 16만9천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같은 날 HMM도 0.65% 올라 2만3천2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해운업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이날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이었다. 전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내년부터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실시할 계획이며, 이를 전담할 정부 조직도 연내 신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중장기 로드맵도 함께 수립한다는 구상이다.
북극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 물류의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아왔다. 기존 수에즈 운하를 통한 항로보다 이동 거리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 정부는 2010년대에도 시범 운항을 한 차례 추진했으나, 이상 기후와 국제 정세 등의 요인으로 중단한 바 있다. 당시 현대글로비스는 러시아산 나프타를 북극항로를 통해 광양항으로 운송하면서 기술력과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북극항로 기대감뿐 아니라 실적 면에서도 상승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은 7조5천160억 원, 영업이익은 5천389억 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에어인천 대주주 펀드에 출자해 항공 물류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운송 전반에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최근 10거래일 연속 이어졌고, 이는 주가 상승세와도 직결되고 있다.
증권가 역시 현대글로비스의 향후 실적과 주가 흐름에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DB증권은 미국향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계열 물량 확보와 계열사 생산 확대, 그리고 중국 등지에서의 수주 증가를 통해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은 북극항로 개발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경우 해운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며, 특히 물류 다변화를 준비하는 국내 대형 해운사의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