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혼조세로 한 주를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미중 양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 양국 간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시장에 반영됐다. 이에 따라 S&P 500 지수는 0.1% 상승했고, 나스닥도 0.3% 올랐다. 반면 다우 지수는 사실상 보합권에서 마감하며 지난 주말과 거의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도체 종목들은 이번 무역진전 소식의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을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반도체 업종 전반에 훈풍이 불었다.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인공지능(AI)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씨티그룹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덕분에 4.8% 상승했다. 온세미(ON)도 자동차 및 산업용 수요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4.4%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에너지 부문에선 엔페이즈 에너지(ENPH)가 5.1% 뛰어 S&P 500 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상원의회에서 태양광 세액공제 폐지안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해당 종목은 여전히 35% 이상 하락한 상태다.
바이오 의약품업계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다. 리제네론 파마슈티컬(REGN)은 사노피와 공동 개발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Dupixent)의 임상 4상 연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며 4.9% 상승했다. 연구에 따르면, 해당 약물은 중등도 이상 아토피 환자에게 증상 완화 효과를 입증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유틸리티 기업 에디슨 인터내셔널(EIX)은 이날 8.1% 급락하며 S&P 500 구성종목 중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울프 리서치가 산불 관련 소송 우려와 법적 환경 변화 가능성을 이유로 이 종목의 투자등급을 하향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동종 업계인 PG&E(PCG)도 6.8% 하락했다.
의료서비스 업계에서도 약세가 이어졌다. 유니버설 헬스 서비스(UHS)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팬데믹 이후 밀렸던 수술 수요가 사그라들면서 최근 진료 건수가 역사적 평균을 밑돌고 있다’고 밝히자, 주가가 6.1% 떨어졌다.
또한 인튜이티브 서지컬(ISRG)은 도이체방크가 해당 종목의 투자등급을 '보유'에서 '매도'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하면서 5.6% 떨어졌다. 은행 측은 자사의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가 널리 보급된 점은 긍정적이나, 제3업체들이 구형 장비를 수리해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어 회사의 신모델 판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무역협상 재개와 AI 기대감이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가운데, 개별 종목들의 뉴스에 따른 변동성은 여전히 시장 전반에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