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2026년 4월 17일(현지시간) 중동 긴장 완화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소식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면서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누그러졌고, 그 영향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도 한발 물러섰다.
이날 오전 10시 27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9.73포인트(1.96%) 오른 49,528.4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74.59포인트(1.06%) 상승한 7,115.87, 나스닥 종합지수는 276.60포인트(1.15%) 오른 24,379.31을 나타냈다. 시장은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들어가고, 이란이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 선박의 통행 자유화를 선언한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휴전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전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됐고 기간은 열흘이다.
다만 증시가 낙관론만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조치에 감사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란과 관련된 해상 봉쇄는 양국 간 거래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위해 3페이지 분량의 계획안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고,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이 동결된 이란 자금 200억달러를 풀어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차 협상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일요일 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갈등이 최악의 국면은 넘겼다고 보면서도, 실제 종전 협상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업종별 흐름은 유가 하락을 중심으로 뚜렷하게 갈렸다. 에너지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올랐고, 특히 항공·여행주는 강세를 보였다. 유가가 내리면 항공사와 크루즈 업체는 연료비 부담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델타항공은 6.85%, 카니발은 9.26%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 약세는 정유·석유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해 엑손모빌은 5.50%, 셰브런은 4.65% 하락했다. 같은 시각 2026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1.463% 내린 배럴당 83.68달러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넷플릭스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넷플릭스는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앞으로의 실적 전망을 뜻하는 가이던스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9.94% 떨어졌다. 회사가 제시한 2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78센트로, 시장 예상치 84센트를 밑돌았다. 여기에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6월 임기 만료와 함께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유럽 증시도 같은 흐름을 보이며 상승세를 탔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2.20% 오른 6,063.71에 거래됐고, 영국 FTSE100 지수는 0.51%, 프랑스 CAC40 지수는 1.99%, 독일 DAX 지수는 2.18%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과 이란의 협상 진전 여부, 그리고 중동 지역의 휴전이 실제로 유지되는지에 따라 더 강해질 수도, 다시 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